어린낙타

사람들은 낙타의 등에 난 혹을 가리키며

저 속엔 물이 들어있으니 굳이 물을 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어린낙타는 갈증이 갈증인 줄도 모른채 기력을 잃어갔다.

사람들은 병이 들었다고 했다.

병든 동물은 먹을 수도 없으니 내다 버리자고 했다.

그렇게해서 사막에 오게된 낙타는 눈앞에 파란 오아시스를 보았다.

아, 저게 사람들이 마시던 물이란 걸까.

힘겹게 걸음을 뗀 낙타는 오아시스를 마시며 생각했다.

내 등에 난 혹은 물이 아니었던 걸까.

오아시스에 머리를 박은채 어린낙타는 죽어갔다.

죽어가면서도 그의 입은 모래를 씹고 있었다.



by linus | 2008/11/05 10:27 | my taste & diary | 트랙백 | 덧글(0)

사진을 찍는 일

프로 작가라는 친구의 친구는 찍기전에 어떤 사진이 찍힐 줄 안다고 한다.

내가 찍은 사진 중 괜찮아 보이는 것 대부분은 의도라기보다 우연의 산물인 경우가 많다.

또한 시간의 경과로 인해 당시의 생생함이 어느정도 부식된 후의 사진이 찍은 후 바로 보는 사진보다 더 괜찮은 것 처럼 느껴진다.

사진을 찍는 것이 일이라면 어떤 사진이 나올지 미리 알아야겠지만

취미로 찍는 사진이라면 뜬구름 잡듯 약간은 막연한 기대와 함께 누르는 셔터가 더 어울린다.

구도와 노출도 결국은 보기 좋게 하기 위해 인간이 만든 잣대에 불과한데

원인과 결과를 뒤집어 맞추어 가는 사진은

티셔츠를 거꾸로 입은듯 어색하다.

난 역시 사진은 취미로만 찍어야겠다:)

by linus | 2008/10/02 11:44 | my taste & diary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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